오미크론
이 변이는 이달 초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된 후 현재 남아공 전역을 넘어 유럽ㆍ아시아까지 확인되고 있다. 주요 감염지로 확인된 남아공의 경우 27일(현지시간) 일일 신규 확진자가 3220명으로 2주 전(13일 306명)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첫 보고한 남아공 의사 “증상 특이하지만 경미”
오미크론 변이를 당국에 처음으로 보고한 남아공의 의사 안젤리크 쿠체(Angelique Coetzee)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과의 인터뷰에서 “증상이 특이하긴 하지만 경미하다(mild)”라고 밝혔다. 쿠체 박사는 “환자 중에는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 젊은이가 많았고, 맥박 수가 매우 높았던 6살 아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종 증상이 있었던 환자 20명 중 대부분은 건강한 남성이었고 절반은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며 “미각이나 후각 상실을 경험한 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수잔 홉킨스 영국 보건안전국 수석 과학고문은 “현재로썬 새 변이가 심각한 증상을 유발한다는 신호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쿠체 박사는 새 변이가 노인과 기저질환자들에게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나이 든 사람들이 변종 바이러스에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남아공의 경우 65세 이상 연령이 전체 인구의 6%에 불과해 노년층의 오미크론 감염 증상을 확인할 때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직 발생 초기라 위중증·사망까지의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변이 등장으로 기존 백신이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 중심지인 남아공의 경우 백신 접종 완료율이 24%에 불과해 백신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남아공 위트워터스랜드대의 바이러스학자 페니 무어 교수는 네이처에 “새 변이가 백신이나 이전 감염을 뚫고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실험실에서 분석 중”이라며 “돌연변이가 더 많다는 것은 백신이나 항체를 회피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 록펠러대의 테오도라 하치오아누 교수는 27일 뉴욕타임즈에 “백신은 항체뿐 아니라 코로나 감염 세포를 바로 공격하는 면역세포도 자극한다”며 “백신이 어느 정도 보호 효과를 제공할 것”이라며 백신 무력화론에 반박했다.
아직 국내에선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견되진 않았다. 27일 기준 최근 5주간 아프리카에서 입국한 확진자는 22명이었고, 이 중 14명이 델타 변이로 확인됐다. 나머지 8명은 분석 불가로 나왔는데 당국은 “확진자 검체 중 바이러스양이 너무 작아 변이 분석이 불가능한 경우 이렇게 결과가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당장은 입국 제한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동의하면서도 “오미크론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변이 PCR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에선 PCR 검사를 통해 오미크론 감염자의 양성·음성 여부는 확인할 수는 있지만, 오미크론 변이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전장 또는 타깃 유전체 분석을 다시 한번 돌려야 한다. 전장 유전체 분석은 약 3만개 유전자 염기서열을 모두 분석해야 하고, 타깃 유전체 분석은 이 중 일부를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통상 3~7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정 교수는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변이 PCR 키트를 개발하게 되면 다른 변이들처럼 이틀 정도면 결과를 볼 수 있게 된다”며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화이자는 성명에서 “백신을 회피하는 변이가 발생한다 해도, 화이자와 (공동 개발사인) 바이오엔테크는 그런 변이에 대응하는 맞춤형 백신을 규제당국의 승인까지 포함해 약 100일 이내에 개발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얀센은 “우리는 이미 남아공에서 발견된 새롭고 급속히 번지는 변이에 대한 우리 백신의 효과를 시험중이다”고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변이가 발견된 보츠와나 등에서 이미 연구를 진행중이다”며 옥스퍼드대와 함께 개발한 백신 플랫폼으로 새로운 변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승인받은 백신의 추가접종만이 면역력 약화에 대한 현재 유일한 전략”이라며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3가지 추가접종안을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한동안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발견 지역 이름을 따서 ‘영국발 변이’ 등으로 불렸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는 지역 이름을 붙여 부르면 특정 지역에 낙인이 찍히거나 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며 지난 5월 그리스 알파벳을 순서대로 붙여 이름을 짓기로 했다.
지난 26일 세계보건기구는 남아공이 확인한 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 변이’로 분류하면서 변이 이름은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ο)으로 정했다. 지금까지는 12번째 글자인 ‘뮤’(μ) 변이까지 나온 만큼 이번 변이는 13번째 글자 ‘뉴’(ν)를 사용하리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세계보건기구는 이번에 ‘뉴’, 그리고 ‘뉴’ 다음 글자인 ‘크시’(ξ)마저 건너뛰고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을 새 이름으로 정했다. 크시마저 건너뛴 이유는 크시의 영어 철자(xi)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성인 시(Xi)와 같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한겨레)
미국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각) 토니 블링컨 장관이 날레디 판도르 남아공 국제관계협력 장관과 코로나 백신 협력을 논의한 회담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신속한 발견과 이 정보를 공유한 남아공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오미크론은 남아공에서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가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남아공의사협회장을 맡은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지난 18일 탈진 증상을 보인 일가족 4명이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이자 남아공 백신 자문위원회에 새 변이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남아공 연구진은 23일 이것이 새 변이임을 확인했고, 24일에는 새 변이의 존재를 WHO에 정식 보고했다. 남아공은 26일까지 58개의 오미크론 표본을 변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다. WHO는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해 새 변이를 ‘우려변이’로 지정했다.
과학계에서도 남아공 보건당국의 신속한 대응을 칭찬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졌다. 샤론 피콕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중보건·미생물학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남아공 보건부와 과학자들이 오미크론에 대해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린 건 박수받을만하다”고 말했다. 또 “염기서열 분석 능력을 갖춘 다른 이들과 전문지식을 공유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미크론이 기존에 나온 백신으로는 예방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팬데믹을 막기 위한 의약품을 만들려면 변이의 특질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웬디 바클레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바이러스학 교수도 블룸버그 통신에 “불행 중 다행으로 오미크론은 남아공 당국의 신속 대처로 대비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다. 영국 웰컴 트러스트 생어 연구소의 코로나 유전학 연구소장 제프리 배럿 역시 “델타 변이 사태 당시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차렸을 때 바이러스가 이미 세계 곳곳에 퍼진 뒤였다”며 남아공 당국의 대처를 칭찬했다(조선)